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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여행, 진주향토민속관, 젤코바 1920, 진주중앙시장여행기행 2023. 4. 4. 19:43
진주는 경남의 행정 중심지, 교육 도시, 선비의 고장, 문화의 산실 등 많은 수식어가 붙지만, 그중에서도 ‘소목장의 고장 '진주 진주를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여행에 앞서 테마가 무엇이든 진주를 제대로 탐사하려면 공부가 필요함을 예감했다. 고려 시대부터 개화기까지, 진주는 남강을 통해 흘러온 왜구에 의해 끊임없이 침략을 받았다. 때로는 약탈당하고 때로는 왜적을 물리치며 사뭇 숨 가쁜 시간을 흘려보냈고, 그 속에서도 한국 고유의 색을 유지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그 역사적 사건과 지리적 요건을 알지 못하면 진주의 진면목을 모른 채 껍데기만 보는 셈이다. 그래서 진주 여행에서는 사료를 읽는 일이 풍광에 취하는 일만큼이나 중하게 여겨졌다. 서울에서 진주까지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함양과 가까워지면서 지리산에 인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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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여행, 구둔역, 용문산 관광지여행기행 2023. 3. 23. 20:10
떠나자 양평으로 양평 지도를 펼쳐보니 흥미로운 지명이 눈에 띈다. 옹달샘꽃누름마을, 여물리마을, 마들가리마을…. 소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아기자기한 마을이 많기도 하다. 궁금해서 양평농촌나드리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양평의 친환경 농업을 경험할 수 있는 농촌 체험 마을들이다. 이름만큼이나 개성 있는 체험거리가 가득한 마을에서는 봄을 맞아 딸기 따기와 봄나물 뜯기가 한창이다. 양평은 전역이 유기농 단지라고 해도 좋을 만큼 물맑고 공기 좋기로 유명한 고장. 춘곤증 따위가 감히 접근하지 못할 만큼 싱그러운 유기농 나물을 바구니 한가득 뜯고 나면 현장에서 바로 요리해 먹을수도 있다. 언뜻 이런 체험 마을 수만 헤아려도 20곳이 넘는다. 맑은 샘물로 농사짓고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난다고 해서 이름 지은 옹달샘꽃누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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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로드, 캐나다 퀘벡 여행여행기행 2023. 3. 16. 07:06
여행을 몰랐던 시절, ‘메이플 로드(Maple Road)’를 단순히 고유명사로 여긴 적이 있다. 장소와 장소를 잇는 ‘단풍길’이겠거니했다. 막연하고 무심하고, 어쩌면 무식하다고 해도 할 말 없는 생각이다. 그래도 가을만 되면 어김없이 메이플로를 한 번쯤 읊조리고는 했다. 국기에 새겨진 캐나다의 상징, 캐나다 여행의 종착지…. 뉴스에서, 잡지에서, SNS에서 굳이 찾지 않아도 보게 된 단어가 메이플 로드였다. 메이플 로드는 단순히 길을 뜻하지만은 않는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퀘벡시에 이르는 800km의 숲길을 포함해, 길이 지나는 도시와 국립공원, 강과 호수와 섬 곳곳을 아우른다. 기차를타고 단풍길을 달리는 아가와 캐니언 코스, 바다와 맞닿은 단풍 명소이자 의 배경이 된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사이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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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기운 가득한 해남 여행, 초의선사 발자취 일지암, 청매실농원여행기행 2023. 3. 14. 08:12
녹차는 4월 말경 차나무에서 딴 여린 잎을 덖어 우린 것을 최고로 친다. 추운 겨울을 견디고 막 자란 새잎이 향도 진하고 맛도 좋은 이유다. 차나무는 은근히 까다로워 한겨울에 기온이 너무 떨어져도 안 되고, 강한 볕이 바로 내리쬐는 것보다 은은한 볕과 적당한 습도가 있는 환경에서 잘 자란다. 뿌리가 곧아서 돌이 많은 척박한 땅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성과 하동, 제주 등 사계절 따듯한 남도 몇 곳의 너른 차밭이 유명하다. 그리고 또 한 곳, 보물 같은 차의 고장이 전남 해남이다. 사실 해남은 우리나라에 차 문화를 부흥시킨 초의선사와 인연이 깊은 곳으로, 차 역사가 시작된 본고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설렘 가득한 이 계절, 홀리듯 땅끝 해남을 찾았다. 꽃향기 가득한 해남 땅끝마을까지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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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천문학 역사, 천문유적문화예술뉴스 2023. 3. 3. 08:00
우리나라의 천문유적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평안하게 된다.” 에 기록된 세종대왕의 생각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천문학이 과학에 갇히는 순간 별과 천체는 일상과는 별개로 여기며, 오직 천문학자의 연구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우리 선조가 천문학에 부여한 상상력은 다양 하고도 심오하며 인간의 삶에 깊게 새겨져 있다. ‘천심(天心)은 민심(民心)’이라는 말로 우리 민족은 하늘과 백성을동일시했다. 그래서 하늘을 연구해 당시 농사에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려 했는데, 그 흔적 중 하나가 하늘을 관측하는 천문 관측대다. 경주 첨성대는 선조의 천문 활동을 증명하는 유적으로 현존하는 최고의 천문대다. 와 에는 일식과 월식, 혜성의 출현 같은 천문 기록 260여 개가 소중한 천문 유산으로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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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떡 기원, 역사문화예술뉴스 2023. 3. 2. 08:00
서양이 밀가루를 바탕으로 한 빵 중심 문화를 발전시켰다면, 우리는 곡류를 이용한 떡 문화가 크게 발달했다. ‘밥위에 떡’이라는 속담이 생길 정도로 떡은 우리에게 특별한 음식이었다. 삼국 시대 이전의 유물로 떡을 만드는 도구인 갈판과 갈돌 그리고 떡시루가 출토된 것을 보면 부족국가 시대부터 이미 떡을 만들어 먹었음을 알 수 있다. 그당시에는 쌀 생산량이 많지 않아 여러 잡곡류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었다. 와 같은 기록서에 떡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쌀 생산량이 늘어난 삼국 시대에 이르러 보다 다양한 종류의 떡이 출현한한 것으로보인다. 고려 때는 불교의 융성과 맞물려 떡과 차를 곁들이는 사찰 문화가 성행했고, 조선 시대에는 농업의 발전과 더불어 다양한 종류의 과실과 약재를 가미한 어엿한 음식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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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마운트이든,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타우포호수, 레드우드수목원여행기행 2023. 3. 1. 20:37
지난 여행의 추억을 곱씹으며 다음 여행을 기다리길 여러 날. 김영하 작가의 를 다시금 꺼내 들었다.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와 가슴 속에 박힌다. 일상사가 번다하고 자잘한 일에 치여 골치 아플수록 여행은 삶의 숨통을 터준다. 하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일상마저 멈춰 선 지 오래. 일상 속에서 일상의 부재를 겪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언제 끝날지 예견조차 힘들다. 우려와 희망이 교차하는 현실 속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부재의 빈자리를 묵묵히 메우는 것뿐이다. 괴롭지만 우리 모두가 견뎌야 하는 일. 조금 울적해진 마음의 처방약은 노트북에 저장된 여행 사진으로 대신했다. 사진 속의 나는 투명한 호수를 배경으로 폴짝 뛰어오르고, 엄지를세운 채 스카이다이빙을 만끽 중이다. 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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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를 거닐다, 중동성당, 공산성, 공주하숙거리여행기행 2023. 2. 26. 09:18
여행에서 역사를 배제할 수 있을까. 쇼핑이나 공연, 문화 예술 같은 콘텐츠가 풍부한 대도시라면 가능할지 몰라도 소도시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변화가 더딘 만큼 과거가 미처 스러지기 전에 오늘이 와버린다. 폭풍우가 몰고 온 파도는 해변을 냉큼 삼켜 뒤집어놓고 가지만, 미풍이 떠미는 잔잔한 파도는 모래사장에 스며들듯 왔다 간다. 잔잔한 해수면에 모래는 쓸려갈지언정 자갈은 남는 것처럼 시간의 자취가 켜켜이 겹치는 게 소도시의 흔한 풍경이다. 공주에도 과거와 더 먼 과거가 혼재해 있다. 삼국 시대부터 현재까지 1,500년 이상의 역사가 겹치고 겹쳐 머물러 있다. 그렇다고 거창하거나 웅장한 모양새는 아니다. 송산리고분군이나 공산성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백제 시대 유적지도, 100년 역사의 건축물이 ..